[##_Jukebox|ek170000000000.mp3|JS - 그대없인난늘이별일텐데.mp3|autoplay=1 visible=1|_##]
3월 9일 일요일.
꾸미지 않고 지내오다가 간만에 집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대로 기숙사에 있다간 쉬는날 내내 깡소주나 까고 앉아있을 것 같은
느낌이 사실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급생각으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씻고나서 가방을 챙기고
평소에 항상 끼어오던 안경을 벗고, 하드렌즈를 끼고
검은색 남방에 청바지, 그리고 큐빅박힌 링귀걸이를 끼고
머리도 반으로 묶고, 안신던 7cm 짜리 구두까지 신고 회사에 출근했다.
- 사람들이 날 신기하게 쳐다봤던거 같다=_=
반응이 대부분.."옥주야 어디가?" 였던..
그것도 있고 .."옥주야 여성스러워" 라는 말도 들었던거 같다.
사실 그말이 조금더 감동이었지만 말이다.
퇴근하고 구미역->대전역->서대전역->순천역 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조금 일정이 많이 빠듯했다,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빨리 말하고
기차 타러 갔는데 시간이 남아서 조금 빨리 대전에 도착하게 되었던거 같다.
행여나 싶어서 표를 구미에서 조금 늦은걸로 예매했더니
대전 도착하고 보니까 1시간이나 남더라..
괜히 패닉상태-_-; 그래서 10분 남은 기차로 바꿔타고
그 구두를 신고 뛰어가다가 완전 퍽- 하고 넘어져버렸다
..사람도 많은 서대전 역 앞에서^_^
[나중에 집에 가서 보니까 다리에 멍들고 팔뚝에도 ...쩝..]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께서 나보고 괜찮냐고 말씀해 주셨다
다행히 스타킹 안신어서 괜찮아 보인다고 하셨다ㅜㅁㅜ
근데 난 안괜찮았는데 ..
새마을 특실 타고 내려가는데, 역시나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두 많고
근처에는 외국인도 있었고, 내 옆엔 군인아저씨가 있었던거 같다.
[사실 집에 왔다갔다 하면서 본 사람중 2/3이 군인이었던거 같다..-_-]
아빠가 다행히도 순천까지 마중 나오셔서
집엔 편히갔던거 같다, 이래저래 아빠랑 이야기 많이 하면서
느낀점이라고 할까?..
난 솔직히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집에 가지못한 동안
아빠가 많이 늙으셨다는 사실이 강하게 들었다..
벌써 우리아빠 연세가 51이라니..에휴 -
앞으론 정말 자주 집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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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월요일.
아침에 잠이 일찍 깨고 말았다.
일어났는데, 너무 춥다는 생각이 좀 더 많이 들었다.
몸도 춥지만 마음도 춥다고 해야하나.. 사실 그런 생각이 조금 더 많이..
날씨가 너무나도 좋았다..
정말 봄이 가까이 왔다는걸 느끼고 있었다고나 해야할까?
그래서 올때 보려고 사온책을 가지고 햇볕이 드는 마당으로 나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햇볕도 따뜻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게 기분까지 좋아지게 하는거 같았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외로움은 달래주지 못한것 같았다..
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뭔가 왜 그런건지 ..
그렇게 한참을 책을 보고 고민을 하다가
집 뒤에 산을 올라가 봤다.. 아직 역시나 진달래가 안피었구나 -
하는 생각에 금방 뒤돌아와버렸다..
내가 어렸을때 화분에서 자라던 동백나무는 보니까
벌써 내 키만큼 자라있었다.
- 참 시간이란게.. 이 추운데 동백나무는 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 추운데.. 이렇게 추운 이 겨울에 말이다..
그리고 엄마보러 할머니와 걸어가는데..
할머니께서 오래 걷지 못하셨다.. 그래서 중간중간 쉬었다 가는데
참 마음이 아팠던거 같다..
어린날 그렇게 힘들게 키워주신 할머니께서
이렇게 늙어버리셨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그렇게 가다가 쉬다 반복을 하다보니 엄마집에 도착했고
할머닌 병원갔다가 목욕탕 가신다고 하셨고 ..
간만에 엄마와 이래저래 이야기도 하고
밥도 먹고 - ..
난 아직 정말 많이 철부지 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엄만 아직도 나한테 아가라고 하신다=_=;;
엄만 아빠가 무드가 없다고 하시는데, 사실 다정함이 전혀 없으시다 .
아빠가 조금만 다정하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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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화요일.
밤늦게까지 잠이 들지 못하다가 늦게 자서 그런지
아침에 못일어날 줄 알았는데 예민해서 그런지 일찍 깼던거 같다..
엄마는 벌써 일어나셔서 내 도시락 싸주실 준비를 하고 계셨고
아빠는 소집에 소 여물이랑 챙겨주러 가셨던거 같다.
티비에서는 떠들썩하게 일가족 살인사건 후 암매장한 사건에 대해서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는데마다 나오더라
..엄마의 예측이 완전 맞았다는 사실에 또한번 놀랐다고나 할까?..
아빠는 고흥까지 날 데려다 주셨고
기차비 하라고 2만원을 쥐어주셨다..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요새 아빠도 일거리가 없으셔서 걱정이실텐데
차비를 주셨으니까 말이다..
사실 나도 그때 지갑에 9천원 있었던거 같다..;
그리고 순천에서 내려서 기차를 타러 갔는데
20분이나 남았길래, 이래저래 시간 때우다가 기차를 탔다.
뭔가 알 수 없는 기분 우울함과 함께
기분이 계속 축 쳐져 있는거 같았다..
게임을 해도 책을 봐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거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요새들어서 자주 이러는거 같다.
집에 가따오면서 감기만 다시 심하게 걸려버렸고
또 몸에서 열이나기 시작했다.. - 그리고 비염도 함께 와버렸다고나 할까..
요새들어서 부쩍 몸이 약해지는 느낌이 드는거 같다.
서대전 도착한게 1시 57분.
대전역으로 가서 기차타려고 가는데
왠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이게 왠일,
종태였다.
종태도 휴가 끝나고 부산 내려가는 길이라고, 대전역이라고 하더라..
어익후 이게 왠일-_-;
뭐 기차시간이 22분이라고 해서 못보겠다 생각했지만..
가서 보니까 난 기차 시간이 27분인가? 였던거 같다;
기차 들어온단 소리에 못보겠네 - 했는데
왠 손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서 보니까 종태였다;
어익후 이럴데가..
이렇게 보니까 정말 반가웠던거 같다..
연락하지도 않고 뭐 이렇게 갑자기 봐서 그런지 완전..신기하기도 했..던..
종태도 휴가 나왔는데 집에만 있다가 내려간다고 했던거 같다..
뭔가 아무 이야기도 할 시간이 없이 기차시간이 서로 되어버려서
그렇게 헤어졌던거 같다.
그리고 구미 도착했는데
구미역을 내려와서 보니까 정말..3일만에 오는건데도
처음올때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해야할까?
기분이 왠지 모르게 새로웠다 .
택시 타고 기숙사 들어왔는데
왠지 모를 횡한 마음이 엄습해 왔다..
다시 내 원래 생활로 돌아왔구나..
..라는 생각에 한숨이 괜히 났다..
문자 하나 오지 않을 핸드폰을 조용히 내려다 보고
가만히 앉아있었던거 같다..
내가 참 한심스러웠던거 같다..
그냥 마음도 안편하고
몸도 하나도 안편하고..
뭘 해도 그냥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누워있고 싶다
이젠 병원 다니는것도 지치고
매일 10알 넘는 약 챙겨먹는것도 지치고
마음도 힘들고 몸도 힘들다..
점점 외톨이 같다는 생각만 들고..
정말 핸드폰이고 머고..다 없애버리고 조용히 혼자 살까?..
점점..이러다 소외되고 말것같아..
아무것도 잘해낼 자신이 없어..
사람들 앞에선 웃는거 같지만 내 마음은 한없이 울고 있다는걸 아는 사람은..
몇명이나 있을까?
마음만 그저 서럽고 슬플뿐이다..
내일도 그렇게 또..
다람쥐 쳇바퀴 돌듯한 하루가 또 시작되겠지..